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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 옥룡암의 애기단풍 ] 마을 입구에 주차를 하고 실개천 오솔길을 따라서 천천히 걸으면 내 눈앞에 남산자락 옥룡암의 가을색 향연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래,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애기단풍이 제일 예쁘지 1년에 꼭 한번 이맘때 들려보는 옥룡암. 일부러 멀리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애기단풍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고 역광에 부서지는 붉은 단풍잎의 황홀한 색감에 취할 수 있으니 나에게는 소소한 행복이다 나무는 어찌하여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순간에 낙엽을 떨구는가 떨어진 낙엽들이 실개천에 몸을 내어주고 바쁘게 떠나는 가을 뒷모습을 보면서 시간이 참 무심하다는 걸 느낀다. 그러나 괜찮다. 낙엽마저 즐길 줄 안다면.
[ 망덕사지에서 ] 여기는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망덕사의 절터. 수많은 인연의 고리가 여기 있겠지. 남서쪽 솔밭에 남아 있는 당간지주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황룡사 9층 목탑을 넘는 13층 쌍 목탑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아마도 이 절집은 황룡사, 사천왕사, 황복사와 함께 경주의 중요한 사찰로서 상당히 웅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북적임이 비워지면 고요해지듯이 이젠 흔적만 뒹굴고 아무도 여기 오지 않는다. 비워지고 다시 채워지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순환이겠지 빈터, 여기저기를 거닐다가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를 한참 바라보았다.
[ 가을 탓 ] 감산사는 집에서 가까운 곳인데도 처음 와 보았다 절집 뒷마당 통일신라시대 삼층석탑 앞에서 역사책에 나오는 이력을 그려보며 조용히 관람객으로 머물렀다 가을이어서 그런가? 그냥 무심히 보고 있으니 더 공허하고 부질없는 생각과 함께 소식을 모르는 사람들 모습이 스치듯 떠 올려진다 오늘은 아주 먼 곳을 다녀온 느낌이다 아마도 가을 탓이겠지.
[ 정강왕릉에서 ] 동남산 자락 통일전에서 화랑교육원 사이에 소나무 숲길을 잠시 오르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서로 이웃하고 있는 정강왕릉과 헌강왕릉을 만날 수 있다 형인 헌강왕 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유명한) 경문왕의 맏아들로 재위 기간 중 경주의 민가를 모두 기와로 덮었고 백성들이 숯으로 밥을 짓는 등 태평성대를 이루었지만 동생인 정강왕은 즉위 후 1년 만에 병세가 깊어 별다른 치적도 없이 왕위를 물려주었으니 정강왕릉 앞에 서면 왠지 더 애잔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된다 형제의 삶과 운명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시작과 끝은 각자의 운명이고, 어떻게 살고 떠나든 누구나 어김없이 그 끝을 맞이해야 하는 세상살이. 바람처럼 왔다 간다고 했는가? 나중에 내가 떠나도 이 세상은 ..
[ 함께걸어요 ] 요즘 저녁먹고 걷기운동하는데 새로 이사 온 이 동네 산책로엔 가로등이 촘촘해서 밝게 빛나는게 참 좋다 이어폰 끼고, 걸으면서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를 듣는데 “김현주의 행복한 동행“에서 흘러나오는 사연과 음악들이 어찌나 정겨운지 내 인생 황금기에 들었던 음악들이 계속 나오고 걷는동안 우리 사는 얘기들을 내 귀에 소곤소곤 들려주는거야 오늘도 나는 “행복한 동행”과 함께 즐겁게 걷는다 새삼 고마운 라디오.
가을빛으로 다가온 향기. 푸르런 하늘빛에 가슴 시려 눈을 감고 하늘을봅니다. 초록이 갈색으로 물들 때 쯤 가을 닮은 그대여! 그대가 맞이하는 하루를 내가 먼저 열고 당신이 내 하루의 처음과 끝이면 좋겠습니다. 가을 닮은 그대여! 마음 가득 가져가도 되나요. 내 안에서 꿈꾸면서 자라나게 해도 되나요. 사랑에 꽃 피워내는 해를 닮은 그대가 내 가슴에 빛으로 뜨면 좋겠습니다. - 가을 닮은 그대여 中에서 | 김미경 - 오는 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신라의 달밤 걷기대회에 회사 직원들과 함께 단체로 참가 ( 66Km 165리 코스) 하기로 되어 있어서 요즘, 준비운동 겸 시간 날때마다 연습으로 걸어 보고 있어요. 걷기대회는, 제가 2010년도에 16시간을 걸어서 완주해본 경험이 있지만 결코 만만한게 아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