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와 커피™ ]
시작과 끝 본문
[ 정강왕릉에서 ]
동남산 자락 통일전에서 화랑교육원 사이에
소나무 숲길을 잠시 오르면 아주 가까운 거리에
서로 이웃하고 있는 정강왕릉과 헌강왕릉을 만날 수 있다
형인 헌강왕 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로 유명한) 경문왕의 맏아들로
재위 기간 중 경주의 민가를 모두 기와로 덮었고
백성들이 숯으로 밥을 짓는 등 태평성대를 이루었지만
동생인 정강왕은 즉위 후 1년 만에 병세가 깊어
별다른 치적도 없이 왕위를 물려주었으니
정강왕릉 앞에 서면 왠지 더 애잔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된다
형제의 삶과 운명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시작과 끝은 각자의 운명이고, 어떻게 살고 떠나든
누구나 어김없이 그 끝을 맞이해야 하는 세상살이.
바람처럼 왔다 간다고 했는가?
나중에 내가 떠나도 이 세상은 여전하겠지
오늘도 하루가 소멸하고 있다
오늘 나도 딱 그만큼 소멸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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