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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 인도 라자스탄 | 만다와의 낙타꾼 그의 눈동자에서 근심을 읽었다 그가 어떤 고뇌와 싸움을 하며 지금 생각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낮선 카메라를 향해서 빙긋이 웃음을 지어주는 순간에도 나는 슬픔이 묻어나는 그의 눈동자를 보며 본질을 어떻게 읽을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카메라가 나의 눈이 되었으니 이쯤에서 그냥 셔터를 눌러도 되겠지만 심안을 찾기 위해서 갈등하게 되면, 그때 부터는 결정적 순간을 찾기 위해서 마음이 고단하고 그래서 사진은 역시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 고성에서의 하룻밤, 나도 왕족이 된다 ]- 성벽에는 여기저기 검은 때가 끼고, 낡은 벽화들이 고색창연하게 남아 있는데, 초기부터 있었던 대포들이 그대로 배치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고, 화려한 건축 양식과 거실에 걸린 왕족들의 사진들, 당시의 복장을 재현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여행의 흥미를 더했다. 또한 대부분의 투숙객들이 서양 여행자들이서 그들이 어떻게 여행을 즐기는지 살펴보는것도 뜻밖에 재미가 있었다. 사용하는 모든 집기들이 예술적이고 거의 문화재급이었으며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는것이 호사스러웠다. 마치 성의 왕족이 된 느낌으로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니 모든것이 슬로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 어둠이 내리고 성 안 사람들이 꿈나라로 빠져들게 되면 아마도 오늘 밤 여행자들..
-[ 인도 중세도시 만다와 | 만다와의 하벨리 ]- 만다와는 인도에서 가장 부유했던 지역의 하나였고 라자스탄의 지배세력이었던 라지푸트들은 수많은 성채(城砦)들과 하벨리(Haveli: 귀족들의 저택)를 건축하며 그들만의 문명을 이곳에서 꽃피웠다. 그러나 이제는 빛바랜 낡은 외벽만이 화려했던 과거를 엿보게 하는 곳. 지금도 남아있는 여러 하벨리의 벽화들과 섬세한 저택의 조각들이 당시에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였나를 상기시켜준다. 비록 고풍스러운 프레스코화는 벗겨지고 방치되어 낡은 모습으로 변했지만 기품있는 흔적들이, 보는 사람들에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한다.
-[ 라자스탄 을 향하여 ]- 안개가 넘나드는 차창 밖 풍경은 믿기지 않을만큼 아름다웠고 차갑던 내 가슴은 벅찬 감동으로 생각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 하였다. 그토록 그리워 했던것들이 저기 있다고 믿고 싶지만 사실은 내게서 떠나간 것이 다시 돌아올뿐이겠지.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도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것들에게서 내가 얻을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결국 스처간 인연으로 부터는 마지막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그리워 해야 할 이유마저 없는것일까? 생각들이 흐르며 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델리공항까지 가는 약 10시간은 한없이 지루했고 기내식은 예상 했던대로 카레음식이라 내가 인도로 향하고 있다는걸 실감하게 했다. 타지마할의 테러위협 때문인지 공항의 검문검색은 엄격하고 까다로웠으며 오래걸렸다 검색대를 통과한 카메라 가방을 다시 열어서 샅샅이 뒤지는가 하면 보안요원은 내 몸을 더듬듯이 세밀하게 검색했는데 심지어는 공항 인근에 호텔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또 한번 검색대 검사와 경비원의 몸수색이 있었다. 순간 순간마다 낮선 이방인으로부터 느껴젔던 의심의 눈초리가 싫었고 내 몸을 더듬고 만지는데 섬뜩하고 두렵게 느껴젔다 나이가 들면서 아무 이유없이 두려움이 생긴다 여행의 들뜬 기분들은 검문검색으로 가라 앉았고 그렇게 하루가 저물었다. 이제 내일부터는 이 도시를 떠나서 라자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