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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기다림에 가슴 먹먹하도록 그리워질 때,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될 때.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다름과 차이 앞에서 혼란스러울 때. 존재에 대한 정체성 앞에서 갈등과 번민에 휩싸일 때 그래도 견디어야 한다고 생각될 때 달려가곤 했었지, 무작정... - 겨울바다 중에서 | 오경옥 - 눈을 감았다. 귀도 닫았다. 문득 찢긴 흑백필림속의 여자가 무너지는 썰물안으로 끌려들어왔다가 희미한 그림자로 사라졌다. 철지난 바다처럼 지나간 추억이었다. 사랑을 잊지못한 바다는 백사장 모래톱을 붙잡고 울었다. 뒷걸음 치는 물결은 내 가슴에 흔적만 남기고 멀어진다. - 겨울바다 중에서 | 김사랑 -
으흐흐~~ 너무 추워요. 어찌나 추운지 입김이 하얗게 나오네요. 설마 제가 목욕 안했다구, 냄새나는 게으름뱅이라구, 미운건 아니시죠? 동화책이나 TV에서 보던 털이 하얗고 깨끗한 양을 만날거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겨울이라 저도 어쩔수 없어요. 운동을 못해서 몸도 뚱뚱하구, 털은 대걸래처럼 굵게 엉켜서 더럽게 느껴지셔도 참으시고, 건초나 많이 주세요. 그리고 실망하지 마세요. 5월이 되면 더러운 털을 깍고 새하얀 양으로 다시 태어날테니까요.♡
떠나실분들은 빨리 타세요~~ 하얀 설국으로 달리는 눈꽃 열차입니다. 즐거운 주말, 눈이 내리는 환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모셔다 드립니다.♡
넌 이름이 뭐니?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이 나무는... 사람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더군요. 왕따나무, 나홀로 나무, 키 큰나무. 얼짱나무, 트리나무, 행복나무...보는 사람마다 그만큼 느낌도 다른가 봅니다. 별이 빛나는 밤... 아름다웠죠. 그러나... 추운 밤, 고독한 밤, 무서운 밤, 잠 못드는 밤 이기도 했습니다.♡
정지된 시간 속의 그리움이다. 그리움의 창을 넘어, 그리움이 보고 싶어 달려가고픈 마음이다. 삶이 외로울 때, 삶이 지칠 때, 삶이 고달파질 때, 자꾸만 몰려온다. 추억 하나쯤은 꼬깃꼬깃 접어서 마음속 깊이 넣어둘걸 그랬다. 살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꾹꾹 눌러 참고 있던 것들을 살짝 다시 꺼내보고 풀어보고 싶다. 목매달고 애원했던 것들도, 세월이 지나가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끊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지고 끊어지는 것이 인연인가 보다. - 추억이란 중에서 | 추억 하나쯤은 | 용혜원 -
여기 어딘가 혹한을 견뎌내는 작은 들꽃이 있을텐데 말이죠. 가진걸 모두 내려놓고 앙상한 알몸으로 서 있는 나무들을 찬란하게 비추는 겨울햇살이 고맙습니다. 허허롭고 추운 이곳에서 홀로 지내는 들꽃은 얼마나 쓸쓸할까요. 집착은 허무한것이니, 혼자가 아니어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외로움을 이길수 있는건 아닐거라 믿지만... 여기 머무는 눈부신 겨울햇살을 보면서, 사랑없이 생명을 유지할수 있는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한송이 작은 들꽃을 가슴 깊이 간직하게 합니다. 가진걸 모두 내려놓고도 더 이상 다가갈수 없는 간격을 유지하며, 그리움의 시간을 견디는 겨울나무들을 보면서 걸음을 멈추고 서성거리다보니, 조금은 저 나무들의 마음을 겨우 알것도 같더군요. 내 그리움의 크기는 저 나무들에 비추어보면 너무 ..
길상사는, 법정 스님이 우리에게 남겨주신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생각이 드는곳이죠. 특히 가을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던걸로 기억되는데, 이렇게 겨울에 머물러 보기는 처음이었네요. 언젠가 길상사의 사계를 카메라에 담은... 이토록 행복한 하루 : 포토명상, 길상사의 사계 라는 책을 본적이 있는데, 그 뒤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니 여느 사찰처럼 일주문도 없고 사천왕상도 보이지 않는 특별한 이곳에 마음이 끌렸고. 종교간 화해의 염원이 담긴 관음보살상도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사찰이라기 보다는 고요한 정원같은 고요한 이곳에 잔설이 남은 모습을 보며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할수 있었네요. 길상사의 무소유. 화해와 나눔의 정신이 온기로 다가왔고, 따듯하게 느껴지는 공간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위로를 받는것도 실로 오랜만이어서 ..
대관령 양떼목장은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눈이 내린 겨울 모습을 제일 좋아 합니다. 이번에는 꼭 일몰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말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기에. 순백의 세상, 설원의 이곳에 어둑어둑 저녁이 찾아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꿈을 꾸듯 나무들이 맞이하는 석양을 함께 바라보며, 그토록 담고 싶었던 풍경이 연출되는 순간 가슴이 벅차 오르더군요. 석양은 붉은 빛으로 물들고, 바람에 휘날리는 눈가루가 빛에 닿아서 반짝거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어느덧 일상의 잡다한 상념들은 사라지고, 저 스스로 대자연의 품속에 동화되더군요.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했습니다.♡ 칼바람 맞으면서, 일몰 순간까지 기다리다 보니 어찌나 춥던지요. 늦은시간까지 남아서 사진을 담는다고, 산꼭대기에서 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