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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겨울을 견디는 시간은... 할말을 다 하고 난 뒤에 오는 공허함 같은 것.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모진 바람을 견뎌야만 봄을 맞이할 수 있겠죠. 겨울은 빈집처럼 서늘 합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빈집 | 기형도 - ※ 이 글의 댓글창은 닫혀 있습니다.
새벽 잠을 깨는 날이면, 차가운 겨울 침묵속에 갇힌, 그 숲길을 혼자 걸어 보곤 합니다.♡ 겨울나무들의 까칠한 맨살을 통해 보았다, 침묵의 두 얼굴을 침묵은 참 많은 수다와 잡담을 품고서 견딘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겨울 숲은 가늠할 수 없는 긴장으로 충만하다 이곳저곳 웅크린 두꺼운 침묵, 봄이 되면 나무들 가지 밖으로 저 침묵의 잎들 우르르 몰려나올 것이다. 나는 보았다. 너무 많은 말들 품고 있느라 수척해진 겨울 숲의 검은 침묵을... - 겨울 숲에서 中에서 | 이재무 -
아주 오래 전, 설날이면 온 가족이 시외버스를 타고 시골 부모님을 뵈러 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때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덜컹거리는 버스에 시달려도 힘든줄을 몰랐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설레임은 줄어들고, 풍성했던 명절은 간소화 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시던 부모님도 안계시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온 식구가 다 모이기도 점점 힘들어 지니. 우리집 설날풍경도 자연스럽게 바뀌는것 같았어요. 가족 중심의 축이 무너저서 그런것인지, 아쉽게도 형제간의 끈은 희미해지는것 같습니다. 명절이라는것도 알고보면 결국에는 현재 존재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날인데,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고향풍경. 얼굴 보고 소주잔 한번 나누기도 힘든 형제들. 저 혼자만의 집..
- 슬픔 반, 기쁨 반 - 기쁨과 슬픔이 들어 있는 주머니가 하나씩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슬픈일이 있을때에도 다음에는 기쁜일이 찾아올거라 기다릴수 있었다 어떤 선택을 먼저 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주머니의 끈이 풀릴지 결정 되겠지. - 독백,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 유행가 가사처럼... 내일 일을 지금 알 수 있다면, 후회없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그때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인생의 상당부분은 또 달라젔을것이다. 더 좋아젔거나, 아니면 더 나빠젔거나, 그랬겠지만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것이고, 지금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그러고보니 참 알수 없는게 인생이다. -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 떠나온지가 언제였던가, 사는게 ..
부둣가의 새벽시장이 끝난 자리에는, 겨울 바람 소리만 귓전에 들리고... 멀찌감치, 바다 사람들은 한올한올 정성껏 그물 수선 작업을 하십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손길이 바쁘시네요. 찬 바람을 품고 앉아 그물코를 만지고 계십니다. 내일의 만선을 기대하면서... 그물 작업은 아무나 할수 없는 힘든 일이라고 하네요. 숙달된 솜씨였습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카메라는 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다. 오늘도 나는 세상을 만나며 또 하나의 사진을 얻는다. 나의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장면은 무엇일까 ? 사진과의 만남은 마치 운명과도 같았다. 사진은 언제나 신선했다. 세상을 많이 보고 많이 알게 되었다.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생각했고, 배웠다. 사진으로 그 날을 기록한다. 내가 사진을 바라보듯 사진이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죽을때까지 사진기를 놓지 않을것이다. 머리로 이해하기 보다는, 발로 걸으며 가슴으로 이해하려 노력할것이다. 그렇게 나는 사진에 빠저있다.♡
- 겨울 나무를 보고 침묵을 익히고 그 의미를 배우자 - 겨울철 나무들은 그대로가 침묵의 원형이다. 떨쳐버릴 것들을 죄다 훌훌 떨쳐버리고 알몸으로 의연히 서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침묵의 실체 같은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겨울 숲을 대하고 있으면 우리 안에서도 침묵이 차오른다. 침묵의 의미를 거듭 챙기게 된다. 평소에 무심히 쏟아버린 말의 가벼움과 침묵의 무게에 따른 그 상관관계를 헤아린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번번이 그 덫에 걸린다. 겨울 나무를 보고 침묵을 익히고 그 의미를 배우자. - 겨울 나무에서 침묵을 中에서 | 법정 스님 - [ Plus page | 커피한잔의 여유 - 더 보시려면 클릭 ↙ ] - 경향신문 사진공모전 우수상 - 최근 2년동안 쉬었던 사진 ..
또 한해가 지나갑니다. 아직 빈손인데 마치 꿈을 꾸듯 시간이 훌쩍 흘러간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내가 꿈꿨던 것들은 과연 현실에서는 이룰수 없는 것이었는지, '절대'라고 믿는것들이 다 환영이고 허상이었을까요? 어찌보면, 사는게 아무것도 아닌것 같고 어찌보면 정답도 없는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대로 살아가는 삶과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자기의 내면을 닦아가는 삶...그 중간쯤에 서 있는 느낌이 들어요. 어쩌면 번뇌야 말로 깨달음에 이르게하는 유일한 발판이겠죠. 그러나 지혜가 다가오지 않으면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는게 아쉬운 현실이네요.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될지...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찬바람 부는 저 거리로 나설 수 있을까요. “무릇 형상을 지닌 것은 다 허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