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6/04 (20)
[ 담배와 커피™ ]
[ 데오가르 마할 호텔 - Deogarh Mahal Hotel ] - 왕궁을 그 후손이 개조해서 운영하고있는 호텔 - 인도에서도 그 역사적 유산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350년 전 이 궁전을 지은 건축가들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저서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바람처럼 사라진 왕조의 꿈과 희망이 여기 있었겠지... 세월에 의해 비록 낡았지만. 객실 중 다수는 당시의 호화로운 내부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으며 성채의 벽에는 원래의 그림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저녁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면, 차분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술 한잔을 홀짝이며 별을 바라보고 있으니 한 순간에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데오가르를 향해서 가는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가 스치듯 만났던 길위의 코끼리. 이색풍경에 화들짝 차창밖을 향해서 셔터를 눌렀으니 마치 어린아이 같은 행동이 아니었나 싶지만 낮선곳에서 만나는 소소한 풍경 하나가 동심을 자극하고 기쁨을 주었던 순간이었다.
이제 나는 열차에서 내려야 한다 소녀야, 오늘 우리의 만남을 기억 해 주렴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네 앞에 앉았던 건 우연이 아닐거야 창밖 풍경보다 더 아름다웠던 소녀와의 이별이 아쉬워 사진을 몇장 더 담았다
열차는 높고 깊은 산속을 한참이나 달렸는데 원숭이 역으로 불리는 곳에서는 원숭이들이 먹이를 얻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다가오고 열차에 뛰어 오르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았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갑자기 술렁이고 원숭이를 반기며 환호했던 사람들 표정이 기억에 생생하다. 인도의 다양한 모습중에 또 하나를 본것이다.
호기심으로 모든 것이 신기했을거야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루했던걸까 소녀의 나른한 표정까지 모두 귀엽다 소녀야, 나도 너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텐데 등뒤의 시간을 돌아보는 나이가 되고보니 나는 네가 참 부럽구나
사다르가르 역은 아주 작은 간이역 이었다. 여기에서 협궤 로컬열차를 타고 폴라드 역까지 이동하고 거기에서부터는 버스를 타고 데오가르까지 가면서 인도의 또 다른 풍경을 만나보기로 했다 기차여행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덜커덩거리며 천천히 달리는 옛날식 기차를 타고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활과 인심을 살펴보는 여행의 맛이 제격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설레인다.
[ 사다르가르 마지막 날 아침 | 성곽 망루에 올라 ] 슬픔과 허무함은 여기 놓고 가야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쉽지만 인내하고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 식지않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서툰 사랑을 하는 이유는 성급했다거나 빈틈이 있었을것이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걸어놓고 비우고 싶고, 채우고도 싶은, 내 안의 고뇌들을 다독여 본다. 갈팡질팡하는 나의 마음은 언제쯤 잠잠해질까 슬픔과 허무함은 여기에 남겨 놓고 가야지. 아주 멀리 왔다는 생각만으로도 광할한 자연 앞에서 온기를 느끼게 한다. 또 하루가 밝아 온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하더니 그만큼 평가가 극과 극으로 양분되는 이유를 어쩌면 알것도 같다. 라자스탄 지역의 11곳을 들려 볼 예정으로 여행을 왔고 지금 8번째 여정에 머물며 인도에 빠저 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지고 혼란 스럽다. ----------------------------------- 인도에 대한 수식어는 너무 많아서 한마디로 정의 하기 어렵다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도를 1주일간 여행하면, 소설 1권을 쓸수 있고 7개월간 여행하면, 시 1편을 쓸수 있지만 7년을 여행하고 나면, 아무것도 쓸수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