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고향집이 그리울때마다 펼처보는 작약꽃 사진 (1)
[ 담배와 커피™ ]
고향집이 그리울때마다 펼처보는 작약꽃 사진...
- 꽃밭 | 도종환 - 내가 분꽃씨 만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처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 거기 어머니와 꽃밭이 있었다 내가 아장아장 걸음을 떼기 시작할 때 내 발걸음마다 채송화가 기우뚱거리며 따라왔고 무엇을 잡으려고 푸른 단풍잎 같은 손가락을 햇살 속에 내밀 때면 분꽃이 입을 열어 나팔소리를 들려주었다 왜 내가 처음 본 것이 검푸른 바다 빛이거나 짐승의 윤기 흐르는 잔등이 아니라 과꽃이 진보라 빛 향기를 흔드는 꽃밭이었을까 민들레 만하던 내가 달리아처럼 자라서 장뜰을 떠나온 뒤에도 꽃들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내가 사나운 짐승처럼 도시의 골목을 치달려갈 때면 거칠어지지 말라고 꽃들은 다가와 발목을 붙잡는다 슬픔 속에 잠겨 젖은 얼굴을 파묻고 있을 때면 괜찮다고 괜찮다고 다독이며 꽃잎의 손수건을 내민다 지금..
바람기억/MONOLOG
2011. 7. 1. 0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