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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걷기대회, 66km도전 16시간의 기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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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걷기대회, 66km도전 16시간의 기록...

skypark박상순 2010. 10. 25. 21:51


누군가는 왜 사서 고생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느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신중하게 선택을 했고,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번 경험은 아마도 제 인생에 두고두고 기억될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체력이 좋아서 66km가 자신이 있었다면, 걷기대회에 도전하지 않았을겁니다.
저는 이번 극기체험을 통하여 체력적인 한계에 도전하고, 정신적으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하여 걷기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또한 남들보다 많이 뒤떨어진채 후미그룹에 속해서 겨우 완주 하였지만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비록 고통스러웠으나 한발짝 한발짝 걸을때마다 수없이 무거운 마음을 버리고 내려놓기를 하며 비우고 또 비웠습니다.

 
- 관련 포스트 : 2010.10.11.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가 열립니다


출발지점 [ 황성공원 시민운동장 ]
감성Blog 담배와 커피™ 개인적인 욕심은 은은한 달빛을 벗삼아 별을 보며 홀연히 걷고 싶었고, 토함산 석굴암 주차장에서 힘찬 일출도 맞이하고 싶었으나,
설레임으로 참가한 신라의 달밤 165리 걷기대회는....
일요일 비가 내릴것이라는 일기예보처럼 10km를 지나서부터는 한순간도 그치지 않고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66km를 걷는다는것이 개인차에 따라서 쉬울수도 있고, 힘든거리일수도 있겠으나 저에게는 벅찬코스이기에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마음이 통하는 친구 동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사람들도 있고, 산악회 모임등 단체참가자들도 보였으며,
서로 손을 잡고 의지하며 걷는 가족도 있는가 하면, 자신의 체력을 시험하듯 지팡이를 잡고 힘든싸움을 하고 계신분도 볼수 있었습니다.







감성Blog 담배와 커피™ 모자위로 떨어지던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얼굴까지 타고 흐를땐, 차라리 내리는 비에 온몸을 맡기고 순응하며 걷는길이 좋기도 하였습니다.
몸도 마음도 모두 흠뻑 젖어오는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음과의 깊은 대화는 끝이없어서, 발길이 무거웠으나 걷고 또 걸었습니다.
소중한 나의 인생을 생각하며, 가슴깊이 숨어있던 묵은감정을 덜어내고보니 울컥, 내면으로부터 뜨거운 눈물이 빗줄기에 섞여 흐르는것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길가에 앉아 젖은 담배를 피워물고, 마음을 어루만지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더군요.



26km 지점 [백련찻집앞 라면식사]  사진출처 : 주최측 사진자료실  
감성Blog 담배와 커피™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에 한계를 실감하게 되었고, 오르막길에서 많은사람들이 포기하는 모습이 보일때는, 갈등도 있었습니다.
비 내리는 산길을 걸으며 체력의 극한과 맞서는것은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고통 또한 금방 지나가는것이기에 꼭 이겨낼것이라고 다짐하였죠.
날이 밝아오면서 주변 경치는 무척 아름다웠으나 길은 가도가도 끝이없고, 도착점은 멀게만 느껴질뿐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시간기록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구간별 시간을 재어보지는 않았으나,
50km까지는 제법 잘 걸었는데, 비 때문에 체력소모가 큰탓인지 나머지 16km는 마치 160km처럼 느껴지고 상당히 고통스러웠습니다.



통과지점 확인도장 받는곳 4개소 [덕동호부근, 토함산 휴양림부근, 통일전 들녘입구, 대릉원후문 ]
감성Blog 담배와 커피™ 무려 16시간동안 주죄측에서 제공한 식사와 음료중에 유일하게 제가 먹은것은 꿀차 한잔입니다.
라면도, 시레기국밥도, 고통앞에서는 입맛을 잃어서 목으로 넘어가지않았는데....
꿀차는, 새벽이 되면서 비에 젖은 추운몸에 따듯하게 온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중간 중간 쉬면서 바세린을 바르고, 양말을 갈아신었지만 물집도 잡혔고, 물파스 한통을 거의 다 썻지만, 무릎통증으로 아직 다리를 절뚝 거립니다.
그러나, 완보증서와 메달을 받았을때의 날아갈듯한 기분은 평생 잊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걷기대회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배낭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쓰러저서 잠을 자고 정신없이 또 잤습니다.
잠을자고 일어나니, 마치 큰병을 앓고 일어난것처럼 마음은 개운하더군요.



주최측제공 수건과 안내책자, 음료수.초코파이,물티슈... [ 그리고 완보증과 완보기념메달 ]
감성Blog 담배와 커피™ 이번 걷기대회는 고통스러웠지만 잘 이겨냈고, 지금의 마음은 후련하고 시원합니다.
누군가 내년에 또 도전을 할거냐고 묻습니다.
저요? 마음이 바뀌지 않는한, 내년의 걷기대회에는 다시 도전하지 않을겁니다.
내년에는 도전하고싶은 또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낼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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