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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 나의 시선 (13)... 할미꽃

skypark박상순 2013. 6. 12. 06:30

 

할미꽃은 우리 발 아래에서 가장 낮은자세로 피어나는 꽃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늙으나 젊으나 허리가 꼬부라저 있어서, 낮은자세의 겸손이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운데,
이 할미꽃... 스스로 늙어버리길 원했던것일까?  어느새 백발을 풀어헤친 모습으로 일생을 마치려는 모습이더군요.
이제 고운 옷을 벗고, 하얀머리 바람에 나풀거리며. 홀씨(갓털)가 되어 어디론가 날아가겠지요.
눈송이처럼 하얗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할미꽃의 일생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제 보여줄수 있는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수많은 내 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 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 위로 떨어져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 기억의 자리 中에서 | 나희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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