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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기억/MONOLOG

벚꽃 지는 날에...

skypark박상순 2013. 4. 15. 08:49

 

벚꽃은 계속 지고 있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꽃잎 뿌리며, 하염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바람으로 벽을 세우는 만큼이나 무의미하고
물결은 늘 내 알량한 의지의 바깥으로만. 흘러간다는 것을 알 때가 있다.

 

세상이 너무 커서 세상 밖에서 살 때가 있다.
오늘도 저 큰 세상 안에서 바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나는 없다.

 

누구를 향한 그리움마저도 떠나 텅 빈 오늘.
짧은 속눈썹에 어리는 물기는, 아마 저 벚나무 아래 쏟아지는
눈부시게 하얀 꽃잎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벚꽃 지는 날에 中에서 | 김승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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