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카메라 명상/PHOTO STORY (40)
[ 담배와 커피™ ]
오래된 절집, 극락암 뒤쪽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어 독성각으로 가는 사색의 길에는, 동백나무가 땅 위에 붉은 꽃잎을 무수히 떨어뜨려 놓고 서 있었어요. 찬란한 봄 날, 동백은 어찌 이리 붉은 탄성으로 절집을 물들이며 웅성거리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 인생도 자연의 한순간이며, 저 동백의 삶처럼 아름다움과 처절함이 공존하는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즈넉한 암자에서 동백꽃을 대하는 마음은 더욱 애잔하게 다가 옵니다. 아차 하는 사이에 꽃이 지는데도, 스님은 전혀 급한 기색이 없으시네요. 산문에 몸을 두고, 담 너머 세상 소식이 들리지 않으니 언제나 누구보다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실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스님, 왜 거기 올라 가 계십니까 - 저에게도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나눠 주십시요. ..
잎 지고 새 떠나간 겨울 숲에는 외로움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남아 윙윙 부는 바람만 사는 것이 아니에요.♡ - 겨울 숲을 아시나요 中에서 | 홍수희 - ▲ 12시 18분의 풍경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 12시 31분의 풍경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 12시 35분의 풍경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 숲 中에서 | 반기룡 - ▲ 12시 57분의 풍경 ▼ 13시 ..
가을이 다시 오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만남의 설레임보다는 이별에 많이 아팠던... 지난 가을 사진을 꺼내 보았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비 오는 날 창가에 기대 물끄러미 서서 빗방울 소리 눈물 되어 흐르고, 만지작거리며 펼쳤다가 마지막 한 자리 숫자 차마, 누를 수 없어, 동그라미 그려 놓고 행여, 연락 올까 봐 온종일 손에서 놓지 못하는 핸드폰. 바보 같은 사람 그대에게도 있나요? 가슴에서 비 내리면 빗소리에 옛 기억이 새록새록 그리워 가만히 등 뒤에서 안아주고 싶은 사람 내 마음 지치고 시려 올 때면 언제라도 기대 편히 쉬고 싶은 휴식 같은 사람, 그대에게도 있나요? - 그대에게도 있나요 | 김미경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비가 내립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 가을비 中에서 | 도종환 -
사소한 일상 속에, 날마다 습관처럼 젖어들어 애정 어린 눈길과 작은 배려로 삶이 넉넉해지고 가슴 따스해지는 아름다운 인연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해 주고, 슬픈 일에 함께 다독여주는 숨기고 덮어야 하는 부끄러움 하나 없는 맑디맑은 그런 인연이면 좋겠습니다. 아무 말이 없어도 엷게 퍼지는 미소 하나로 충분히 내 언 마음을 녹여 그대 마음 열리면 내 마음 그대 곁에 닿아 함께 따스해지는 행복한 인연이면 좋겠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처럼 붉게 물든 노을처럼 한없이 넓은 바다처럼 따스한 가슴을 열고 기다리는 친구 같은 좋은 인연이면 참 좋겠습니다. - 아름다운 인연 | 김미경 -
제가 담는 사진중에 유독 안개사진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몽환적인 풍경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비밀의 숲, 안개속으로 들어가면 신비롭게도 일상에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또 다른 자연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남들이 잘 담지않는 사진소재를 이렇게 일상의 가까운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수 있다는게, 저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죠. 한시간쯤 시간을 내어 부지런히 움직이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느끼고, 사진까지 담을수 있으니 행복 합니다. 오늘 숲에는 누가 주인공 일까요? 바로 잠자리입니다. 늦잠을 자는줄 알았는데... 밤새 내린 이슬때문에, 아직 무거운 몸을 움직이지못하고 있네요. 마치 월요일 출근전에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빙긋이 미소짓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그 꽃 | 고은 - 차를 타고 국도를 가다보면, 수많은 자연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어느덧 계절은 깊어지고, 자연은 저마다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길 위의 풍경들이 오늘따라 이렇듯 달리 보이는 까닭이, 꼭 계절때문만은 아니겠죠. 사람의 마음 또한 풍경을 번번이 바꿔놓는것 같아요.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듯 풍경 또한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고 했던 어느 문학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길을 가다가 이런 아름다운 집을 만나게 되면... 부러운 마음이 가득해서, 차를 세우고 한참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사람 자신도 이렇듯 풍경의 한 요소가 되어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날 스쳐간 저 바람이 너에게서 왔을지 몰라 다른 세상 속을 살아도 더욱 널 느낄 뿐. 어떻게든 살 순 있어... - 빈처(處) 정선연 | 1집 戀書 - 더 이상 갈수 없는 길, 떠날 수 없는 배. 그러나 실망하거나 상심하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이런일쯤은 수없이 많았으니까요. 여기까지 온 길 보다...이제 갈 길이 더 힘들고 험할지 모르겠으나 안개가 걷히고 이제 곧 다가올 희망의 빛을 곁에 두고 싶어, 발길을 돌릴수가 없네요. 세상의 이치가 기쁨도 반이요, 슬픔도 반이라면... 이미 슬픔은 많이 써버렸으니 이제 남은것은 기쁨일뿐, 더 이상 크게 다가올 슬픔도 없으리라 믿어요. 내가 왜 여기왔는지, 여기에 와 있는걸 아무에게도 말할수 없지만. 나를 얻는게 버리는 것임을 알기에. 여기 푸른새벽 빈 바다에 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