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TRAVEL DIARY/INDIA - 슬픈미소 (74)
[ 담배와 커피™ ]
디지털에 익숙했던 내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아나로그식으로 사색을 하고 여유를 부려도 인도의 시간은 느릿느릿 충분하여 길을 잃어도 걱정이 없었고, 그동안 살면서 무심코 지나친 시간들을 되돌려 볼수 있었다. 라자스탄에서 보낸 꿈결같은 시간은 내 등뒤에 있던 외로움을 다독거리는 위로의 여정이었다. 이제 나는 라자스탄을 벗어나 마지막 목적지 타지마할을 향하고 있다.
행복은 어디서 오는걸까 [ 행복하다 생각하면 그게 바로 행복이겠지 ] 나도 왁자지껄 살았었던적이 있었나? 내가 기대어 왔던 기둥 같은게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어정쩡하게 머물러 있는 나를 보았다 얼룩진 시간은 오류로 인하여 재생조차 어려우니 지금은 걸어서 앞으로 나아가는것이 아니라 빙빙 돌면서 선회하는 느낌이다. 비록 환상 일지라도 꿈을 꿀수 있었으면.
그 여인의 발에 숨길수 없는 표정이 있었다 이 여인에게 세상의 응답은 무엇이었을까? 당신 앞에서 내 가슴이 슬프다고 말했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아그라 성(Agra Fort) ] 아그라는 무굴 제국의 수도였으며 웅장하고 화려한 아그라성은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저 붉은 성이라고 불린다 죽은 아내를 위해서 22년동안 타지마할을 건설했던 샤자한 왕은 아들에 의해 이곳에 유폐되어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외롭게 죽어갔고, 결국은 아내의 품, 타지마할의 그녀 옆에 묻히게 되었으니 살면서 타지마할을 그리워했던 샤자한의 애틋함에 저절로 숙연 해 젔다.
나도 늘 자유롭고 싶은 건 아니다. 때로는 구속받고 싶으니까. 그렇다고 늘 구속받고 싶은것도 아니지만... 그러면 나의 본심은 어디에 있는것일까? ------------------------- 자신만의 생각의 방에 갇힌 누님 생각이 났다. 싫은 기억은 지우고, 타인에게 상처 받지 않으며 그 순간 떠 오르는 말을 상관없이 건넬수 있다면... 그런 삶은 어떨까? 설령 심각한 오류에 빠진것이라 하여도, 누가 뭐라든지 어쩌면 지금의 누님 자신은...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세상에서 꿈을 꾸듯, 나 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 인지도 모르겠다.
밤이 오고 있다. 여행이 끝나 가는데, 아직도 생각들이 정돈되지 않고 갈팡질팡 춤을 춘다. 인도를 생각하면 마음이 어지럽다. 언제쯤이나 속살을 볼수 있을지 난감하고 주체할수 없는 마음을 열수 있는 비밀번호를 알수 없으니 풀리지 않는 숙제를 끌어 안고, 오늘도 나는 시간의 길 위를 서성인다.
굳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어쩌면 알수 있을것 같아~~ 지금 당신의 표정을. 그리고 당신의 생각을. 차츰 익숙해지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거겠지, 여기 나 처럼.
그 남자를 만났을 때 갑자기 화살 하나가 날아 오고, 가슴이 탁 막혔다. 잠시 시간이 멈춘듯 먹먹 했는데, 운명처럼 거기에 내가 서 있었다. 나에게 오는 인연은 나를 깨우처 주기 위한 선지식 이라고 했던가? 출구가 없어 보이는 그에게 나는 이기적 이었다고... 내가 정말 미안하다고 고백하고 싶었다. ------------------------- 벙어리가 된것 처럼 속으로 아픔을 삭히며 나는 또 하나의 세상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가에게 사진은 촬영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이 사진의 원본은 내 마음 속 깊은곳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