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와 커피™ ]
남산 아니고 낭산 본문
[ 신들이 노닐고 왕이 잠든 곳 ]
낭산은 그다지 높지 않으며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고 있어서
힘들지 않고 가볍게 시간을 보내기엔 더없이 딱 좋다
경주 낭산(狼山)이라고 하면 어디냐고 고개를 갸웃하지만
신유림(神遊林)이라는 옛 지명처럼 신성한 장소로 여기던 곳이며
지금은 선덕여왕릉과 사천왕사지 가 있고
황복사지 삼층석탑, 낭산 마애보살삼존좌상 등 문화유적이 모여있다.
걷는 동안 다행히 많이 덥지는 않았다
사천왕사지에는 초석들과
목이 잘린 귀부(龜趺)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선덕여왕릉을 향해서 오솔길을 걷다 보면
억 겹 세월을 견딘 소나무들이 마치 여왕의 호위 무사처럼
왕릉을 향해 울창하게 숲을 이룬 모습이 장관이다
낭산은 신들이 노닐고 왕이 잠든 곳이다
뜻깊은 장소를 느리게 걸어보며
모처럼 사색의 시간을 보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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