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와 커피™ ]
갑자기 겨울... 본문
12월에 들어서고 보니, 갑작스러운 추위가 기다리고 있었네요.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체온을 잃어 웅크리고,
이제 겨울을 견디는 시간은 고요한 기다림 뿐 입니다.
시린 바람 안으로 모든 것을 주어 버리고, 사랑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어머니 같은 겨울나무를 생각 합니다.♡
주전자가 열기를 밀어 올리며
달그락거린다. 넘칠 듯 넘치지 않는 생각들.
물 끓는 소리가 고요한 방안을 적신다.
한쪽으로 몸을 내맡긴 풀들과 나무.
바람에 날리는 잎새들, 닫힌 유리창 밖에서
웅웅-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저녁, 문득 첫눈이 보고 싶다.
하얀 오선지 위 빽빽이 채워진 악보처럼
하늘을 뒤덮으며 내리는 연주곡 같은 눈을 보고 싶다.
주전자 뚜껑을 비스듬히 열어놓고
커튼을 닫고 그대에게 쓰다만 편지를 생각한다.
잔기침이 난다.
- 쓰다만 편지 中에서 | 윤성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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