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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봄이 다시오고, 꽃이 지천이니 눈을 뗄 수가 없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봄날의 따사로운 빛은 어두운 마음구석까지 환히 밝히고 있어서 외로움마저 숨을곳이 없는 아름다운 계절이 아닐까 싶어요. 잠깐 사이에 다녀가는 꽃이라 이것도 잠시... 그냥 보내자니 아쉬워 보고 또 봅니다.♡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 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 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속절 없이 흩어지리 - 꽃잎인연 中에서 | 도종환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그 꽃 | 고은 - 차를 타고 국도를 가다보면, 수많은 자연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어느덧 계절은 깊어지고, 자연은 저마다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더군요. 길 위의 풍경들이 오늘따라 이렇듯 달리 보이는 까닭이, 꼭 계절때문만은 아니겠죠. 사람의 마음 또한 풍경을 번번이 바꿔놓는것 같아요.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듯 풍경 또한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데 있다"고 했던 어느 문학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길을 가다가 이런 아름다운 집을 만나게 되면... 부러운 마음이 가득해서, 차를 세우고 한참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사람 자신도 이렇듯 풍경의 한 요소가 되어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 봄이 그냥 지나요 | 김용택 -
한때, 경주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흰 꽃송이의 벚꽃은 전부 물러가고 볼수 없으나 이제는... 개화가 늦은 겹벚꽃이 불국사 진입로에 흐드러지게 피어, 꽃길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다시 한번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더군요. 큰꽃송이에 진분홍빛 꽃잎이 여러 겹으로 피는 겹벚꽃을 보며 걸어보았습니다. 경주는 다른 도시보다 걸을 데가 많고 쉬어갈 데가 많아서 좋아요.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고 느끼는 방법은 다르겠으나, 아름다운 꽃 정원에 머무는 동안... 저는 행복했습니다.♡
물빛 머금은 종이처럼, 찬찬히 가슴에 한폭의 수채화 들이고 붓 끝에서 뚝 뚝 떨어저 내리는 감정의 물방울들... - 내 가슴에 내리는 비 - 사랑의 감정이란 안개처럼 사라질지 모르는것이어서 늘 불안하지만 믿을건 사람, 사랑뿐. 아무것도 셈하지 않으리. 가슴 벅차오르는 그날까지 세상이 온통 비어서 아름다울때. 더 이상 비켜갈수 없는 막다름이 아니어도 말하리 당신은 이미 내 가슴에 들어와 있노라고. - 내 가슴에 내리는 비 | 승려시인. 밀행 -
새봄, 노랑이 참 예뻐보이는 계절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노랑만큼 눈에 잘 띄는 색상도 없는것 같아요, 식물의 노란색은 벌을 불러들이기 좋은색이랍니다. 어딘가 자료를 보니, 벌은 봄에 밖으로 나오면 탈분(몸의 배설물을 버리는 것)하는데, 이 때 노란색 위에 가장 많이 앉는다고 하네요. 노벨상을 수상한 동물생리학자인 칼 폰 프리쉬의 연구에 의하면, 벌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녹색, 청색, 황색 등이며 곤충중에 식물을 좋아하는 곤충은 녹색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곤충은 황색계열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이루기 어려운것처럼 꽃은... 지는것 보다, 피는것이 더 어렵다.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김용택님의 시 | 선운사 동백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