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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 사다르가르 마지막 날 아침 | 성곽 망루에 올라 ] 슬픔과 허무함은 여기 놓고 가야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쉽지만 인내하고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 식지않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서툰 사랑을 하는 이유는 성급했다거나 빈틈이 있었을것이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걸어놓고 비우고 싶고, 채우고도 싶은, 내 안의 고뇌들을 다독여 본다. 갈팡질팡하는 나의 마음은 언제쯤 잠잠해질까 슬픔과 허무함은 여기에 남겨 놓고 가야지. 아주 멀리 왔다는 생각만으로도 광할한 자연 앞에서 온기를 느끼게 한다. 또 하루가 밝아 온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인도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하더니 그만큼 평가가 극과 극으로 양분되는 이유를 어쩌면 알것도 같다. 라자스탄 지역의 11곳을 들려 볼 예정으로 여행을 왔고 지금 8번째 여정에 머물며 인도에 빠저 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지고 혼란 스럽다. ----------------------------------- 인도에 대한 수식어는 너무 많아서 한마디로 정의 하기 어렵다 마크 트웨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도를 1주일간 여행하면, 소설 1권을 쓸수 있고 7개월간 여행하면, 시 1편을 쓸수 있지만 7년을 여행하고 나면, 아무것도 쓸수없을것이다.
하늘과 땅 그 사이에 존재하는 보석 같은 사람들. 여기에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었구나 그렇구나.
나의 미래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지금 나에게 필요한것이 대단한 성공이 아닌만큼 열리지 않는 문을 바라보며 조급해야 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나를 확인하고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이 오히려 의미가 있는것이겠지. 더 이상 과거속에 머물며 가슴 아파하지 말자. 비록 나의 삶은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아직도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으니까. 가슴을 열어 외처 본다. 이 아침, 떠 오르는 태양을 보며.
[ 사다르가르 | 인도의 색 ] 인도 라자스탄에는 그 어느지방 보다도 원색적이고 다양한 색이 존재한다. 라자스탄은 전사집단 라지푸트족의 고향으로서 여인들의 의상이 아름답고 그녀들이 걸친 원색 사리와 요란한 장신구는 가장 인도적인 고유 색 으로 전통적인 특징이라는점이 나를 매료 시킨다 또한 라자스탄 지방마다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존재하고 특성에 따라서, 화이트 시티 (우다이푸르), 블루시티 (조드푸르), 골드시티 (자이살메르), 핑크시티 (자이푸르)등 나름대로 그 지방을 상징하는 컬러로 불리고 있어서 흥미롭다.
오지여행은 더 깊고 진한 삶을 엿볼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다.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꾸려가는 생태지향적인 모습들은 지금이 아니면 볼수 없는 보석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모험이 필요한 오지여행. 그러나 그곳에는 도시에서 느낄수 없는 가슴 뭉클하고 진한 감동이 있다. 그래서 오지여행의 참맛은 그곳에 가 본사람만 안다고 하는게 아닐까?
사다르가르에서 묵었던 궁전호텔은 500년이 넘은 고성이었는데 인도 중세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수 있었다. 성곽 망루에 오르면 주변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밀림위로 솟아 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을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