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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수선화는, 이 깊숙한 산사에서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금년에도 어김없이 청초한 꽃을 피웠더군요. 봄은, 꽃등을 켜고 있는 수선화의 계절입니다. 시인 정호승이 수선화에게 건냇던 싯귀처럼 수선화는 어찌하여 절집 뒷마당에 꽃을 피우고 속절없이 힘든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건지...♡ 지금은 만날수 없는 사람들 마저 불쑥 그리워젔던 건 수선화 때문입니다. ----------------------------- 함부로 인연을 맺지마라.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 함부로 인연을 맺지마라 중에서 | 법정스님 -
@ 영축산 극락암 절집 마당을 서성거리다 보니, 마음 붙일 곳 없던 허허로움은 금방 사라지더군요. 내면의 어지러움을 차분하게 붙잡아 주는 느낌 이었어요. 깊은 산사에도 봄이 찾아 와 꽃들이 한창 예뻣습니다. 산 아래 세상의 시름을 잊고 그저 아무 생각없이 한참 머물다 왔네요.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참 좋았습니다.♡
오래된 절집, 극락암 뒤쪽 작은 오솔길로 접어들어 독성각으로 가는 사색의 길에는, 동백나무가 땅 위에 붉은 꽃잎을 무수히 떨어뜨려 놓고 서 있었어요. 찬란한 봄 날, 동백은 어찌 이리 붉은 탄성으로 절집을 물들이며 웅성거리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 인생도 자연의 한순간이며, 저 동백의 삶처럼 아름다움과 처절함이 공존하는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즈넉한 암자에서 동백꽃을 대하는 마음은 더욱 애잔하게 다가 옵니다. 아차 하는 사이에 꽃이 지는데도, 스님은 전혀 급한 기색이 없으시네요. 산문에 몸을 두고, 담 너머 세상 소식이 들리지 않으니 언제나 누구보다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실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스님, 왜 거기 올라 가 계십니까 - 저에게도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나눠 주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