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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눈은 겨울에만 볼수 있고 오래 머물지 못하기에, 이 계절을 더욱 빛나게 하는것 같아요. 순백의 하얀옷을 입은 모습이, 꿈 속 풍경처럼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눈꽃처럼 살고 싶은 마음으로, 고요한 겨울 길을 걸어 보았네요.♡ ▲ 경주 토함산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눈 위에 쓰는 겨울 시 중에서 | 류시화 - ▲ 국립 경주 문화재 연구소 (경주 출토 유물 보관동)
새벽 잠을 깨는 날이면, 차가운 겨울 침묵속에 갇힌, 그 숲길을 혼자 걸어 보곤 합니다.♡ 겨울나무들의 까칠한 맨살을 통해 보았다, 침묵의 두 얼굴을 침묵은 참 많은 수다와 잡담을 품고서 견딘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겨울 숲은 가늠할 수 없는 긴장으로 충만하다 이곳저곳 웅크린 두꺼운 침묵, 봄이 되면 나무들 가지 밖으로 저 침묵의 잎들 우르르 몰려나올 것이다. 나는 보았다. 너무 많은 말들 품고 있느라 수척해진 겨울 숲의 검은 침묵을... - 겨울 숲에서 中에서 | 이재무 -
아주 오래 전, 설날이면 온 가족이 시외버스를 타고 시골 부모님을 뵈러 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때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덜컹거리는 버스에 시달려도 힘든줄을 몰랐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설레임은 줄어들고, 풍성했던 명절은 간소화 되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고 기다리시던 부모님도 안계시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온 식구가 다 모이기도 점점 힘들어 지니. 우리집 설날풍경도 자연스럽게 바뀌는것 같았어요. 가족 중심의 축이 무너저서 그런것인지, 아쉽게도 형제간의 끈은 희미해지는것 같습니다. 명절이라는것도 알고보면 결국에는 현재 존재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날인데,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고향풍경. 얼굴 보고 소주잔 한번 나누기도 힘든 형제들. 저 혼자만의 집..
- 겨울 나무를 보고 침묵을 익히고 그 의미를 배우자 - 겨울철 나무들은 그대로가 침묵의 원형이다. 떨쳐버릴 것들을 죄다 훌훌 떨쳐버리고 알몸으로 의연히 서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침묵의 실체 같은 것을 감지할 수 있다. 겨울 숲을 대하고 있으면 우리 안에서도 침묵이 차오른다. 침묵의 의미를 거듭 챙기게 된다. 평소에 무심히 쏟아버린 말의 가벼움과 침묵의 무게에 따른 그 상관관계를 헤아린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번번이 그 덫에 걸린다. 겨울 나무를 보고 침묵을 익히고 그 의미를 배우자. - 겨울 나무에서 침묵을 中에서 | 법정 스님 - [ Plus page | 커피한잔의 여유 - 더 보시려면 클릭 ↙ ] - 경향신문 사진공모전 우수상 - 최근 2년동안 쉬었던 사진 ..
잎 지고 새 떠나간 겨울 숲에는 외로움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남아 윙윙 부는 바람만 사는 것이 아니에요.♡ - 겨울 숲을 아시나요 中에서 | 홍수희 - ▲ 12시 18분의 풍경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 12시 31분의 풍경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 12시 35분의 풍경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 숲 中에서 | 반기룡 - ▲ 12시 57분의 풍경 ▼ 13시 ..
지난 주말, 경주 문정헌(文井軒)에서 열린, 정호승 시인의 북콘서트에 다녀왔어요. 요즘 12월이라 그런지 마음이 어수선하고... 금년에도 작은 꿈 하나 바로 세우지 못하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것 없이 나약하게만 보낸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 가득했는데, 강연을 듣고, 근처를 산책하며 비교적 평온하고 차분한 오후를 보냈네요.♡ '문정헌'은 지난 9월 경주에 새로 생긴 작은 도서관 이름인데, 커피 마시면서 책도 보고 조용히 머물기가 좋아요. 문정헌(文井軒)... 글이 샘솟는 우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경주에서 열렸던 국제PEN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기증받은 책 4,000여권을 소장하고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식으로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으로 천마총 후문에 위치해 있습니다. ※ 문정헌 이용 안내 : 오전 9시..
이른아침, 겨울 들녘은 적막하여 발걸음 마저 조심스럽습니다. 지난 가을의 성숙한 풍요를 가슴속 깊이 묻어둔채, 겨울이라는 아프고 시린계절을 끌어안고도 초연히 침묵하고 있는 빈 들녘. 모든것이 정지된 이곳은, 진솔한 삶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 주는것 같아요. 농부가 곡식들의 말에 귀 기울여 부지런히 풍요를 일구던 이곳에서, 내어 줄 때를 알고, 욕심과 경쟁하지 않는. 정직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 입니다. 그래요... 묵묵함만 머물고 있는 이곳은 비록 적막하여 외로울지라도 잘난척도 필요없고, 목소리가 클 필요도 없으니, 비우고 또 비우는 평온한 삶을 들녘에서 배웁니다.♡ [ Plus page | 커피한잔의 여유 - 더 보시려면 클릭 ↙ ] - [ 담배와 커피™ ] 좋은아침, 좋은생각 - 희망은 절대로 당..
또 한번의 계절을 건너고 있는 수목원 산책길 풍경 입니다. 여기 이곳은 지난주말까지만 해도 주차장이 빼꼭할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북적이던곳인데, 어느 순간, 낙엽이 떨어지고나니 사람 구경하기 힘들정도로 발길이 끊긴 모습이네요. 마른잎을 밟으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가을이 이토록 무정한 것 이었나 싶었습니다. ♡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침묵으로 말하며 눈 감은 채 고즈너기 그려보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려 비로소 등불 하나 켜놓고 싶어라 서 있는 이들은 앉아야 할 때, 앉아서 두 손 안에 얼굴 묻고 싶은 때 두 귀만 동굴처럼 길게 열리거라. - 가을 中에서 |유안진 - [ Plus page | 커피한잔의 여유 - 더 보시려면 클릭 ↙ ] - [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