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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 구황동 모전석탑지에 머물다 ] 모전석탑지에는 하얀 개망초들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모전석탑 감실문 입구를 지키던 인왕상이 묵묵히 세월을 견디고 있었다 이곳이 도림사지로 추정되는 자리라니 과거로의 시간과 그때의 영화를 생각해 본다 흔히 말하기를 경주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한때 화려했지만 폐허가 된 유적지가 있어서 다가가면 삶의 방향을 지혜로서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네 사는 게 구름 한 점 모였다 흩어지는 것과 같으니 무거운 세상, 살아있는 이 찰나에 마음이라도 가벼워야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 수호신 하나 ] 삶의 문이 닫히고 떠나갈 때까지 묵묵히 그냥 말없이 지켜봐 주기만 해도 힘이 되는 수호신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다 있는 건가??
[ 짜장면 먹는 날의 행복감 ] 1년에 한두 번 짜장면을 먹는다 가장 만만했던 짜장면인데 참다 참다 갈증이 폭발할 때 겨우 한두 번 먹을 수 있다니.
[ 나만의 비밀장소 ] 뒷동산에 오르다가 문득 은방울꽃 소식이 궁금하였다 은방울꽃은 야생화 중에서도 나름 귀한 대접을 받는 아이인데 작년에 이곳 뒷산에서 은방울꽃 한송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혹시 올해도 그 자리에 꽃을 피웠을까? 작년에는 세력이 약해서 비실비실 아주 작은 꽃을 겨우 피우고 있었는데, 숲 속에 들어서 보니 대견스럽게도 무려 열 송이 이상 일가를 이루며 싱싱한 꽃들이 잎 속에 숨어 곳곳에서 나를 반겨 주었다 식물원에서 자라나는 녀석들처럼 미끈하게 질서가 잡힌 모습은 아니지만 야생화 본연의 거친 기운이 보이고 세력이 짱짱하여 오히려 보기 좋았다 오늘로써 뒷동산 숲 속 한편에 나만의 비밀장소가 또 하나 생긴 것 같다 그리고 내년에도 이곳에 오면 다시 은방울꽃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빙긋..
[ 상실의 시대 - 흠집이 나는 기억들 ] 마음으로 보지 못하고 눈으로, 생각만으로, 보고 믿었던 것들이 환상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 과정은 다르지만 결국 똑같은 길 ] 누군가에게는 불확실한 세상이고 또 누군가에겐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다 뒤죽박죽 서툰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으나 내가 떠나더라도 언젠가 한 번쯤은 그리울 때가 오겠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세월은 허망한 것이기에 기대와 번뇌의 고리는 버리고 내려놓아야 한다 삶에서 어느 길을 가야 할지 이 세상이 가리키고 있는 순리의 결말은 무엇일까? 과정은 다르지만 결국은 똑같은 길을 가면서도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은 늘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