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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와 커피™ ]
@겨울나무 | 대관령 양떼목장 고요, 적막, 그리고 하나도 도움 안되는 바람. 하루종일 말 한마디 걸어주는 이 없는 지금의 네 마음, 어쩌면 나도 알것같아...♡
으흐흐~~ 너무 추워요. 어찌나 추운지 입김이 하얗게 나오네요. 설마 제가 목욕 안했다구, 냄새나는 게으름뱅이라구, 미운건 아니시죠? 동화책이나 TV에서 보던 털이 하얗고 깨끗한 양을 만날거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산입니다. 겨울이라 저도 어쩔수 없어요. 운동을 못해서 몸도 뚱뚱하구, 털은 대걸래처럼 굵게 엉켜서 더럽게 느껴지셔도 참으시고, 건초나 많이 주세요. 그리고 실망하지 마세요. 5월이 되면 더러운 털을 깍고 새하얀 양으로 다시 태어날테니까요.♡
여기 어딘가 혹한을 견뎌내는 작은 들꽃이 있을텐데 말이죠. 가진걸 모두 내려놓고 앙상한 알몸으로 서 있는 나무들을 찬란하게 비추는 겨울햇살이 고맙습니다. 허허롭고 추운 이곳에서 홀로 지내는 들꽃은 얼마나 쓸쓸할까요. 집착은 허무한것이니, 혼자가 아니어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외로움을 이길수 있는건 아닐거라 믿지만... 여기 머무는 눈부신 겨울햇살을 보면서, 사랑없이 생명을 유지할수 있는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한송이 작은 들꽃을 가슴 깊이 간직하게 합니다. 가진걸 모두 내려놓고도 더 이상 다가갈수 없는 간격을 유지하며, 그리움의 시간을 견디는 겨울나무들을 보면서 걸음을 멈추고 서성거리다보니, 조금은 저 나무들의 마음을 겨우 알것도 같더군요. 내 그리움의 크기는 저 나무들에 비추어보면 너무 ..
대관령 양떼목장은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눈이 내린 겨울 모습을 제일 좋아 합니다. 이번에는 꼭 일몰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말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기에. 순백의 세상, 설원의 이곳에 어둑어둑 저녁이 찾아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꿈을 꾸듯 나무들이 맞이하는 석양을 함께 바라보며, 그토록 담고 싶었던 풍경이 연출되는 순간 가슴이 벅차 오르더군요. 석양은 붉은 빛으로 물들고, 바람에 휘날리는 눈가루가 빛에 닿아서 반짝거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어느덧 일상의 잡다한 상념들은 사라지고, 저 스스로 대자연의 품속에 동화되더군요.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했습니다.♡ 칼바람 맞으면서, 일몰 순간까지 기다리다 보니 어찌나 춥던지요. 늦은시간까지 남아서 사진을 담는다고, 산꼭대기에서 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