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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말해주는 세가지 유물 - 장항리 절터에 가 보셨어요?

skypark박상순 2012. 3. 6. 06:30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보면, 경주를 말해주는 세가지 유물에 대한 유명한 구절이 있지요.
경주를 말하려면 꼭 이 세가지를 잘 음미해야할걸세....라며 나오는 세가지 유물은
바로 진평왕릉과  에밀레종, 그리고  나머지 한가지는 오늘 소개해 드리는 장항리 절터입니다
.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 정상에서 감포방면으로 꺾어 내려가는 좁은길을 따라 가다보면 토함산 끝자락에 작은 탑이 보이는데 .
첫눈에 소박하고 단아한 느낌이 드는 이곳이 장항리사지 입니다. 먼 발치에서는 눈에 와닿지 않을만큼 찾기 힘든 곳에 꼭꼭 숨겨져 있지요.
이곳에 절을 지은 연대나 절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데, 장항리라는 마을 이름을 따서 장항리 사지라 불러오고 있다고 합니다
.


감성Blog 담배와 커피™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 경주를 말해주는 세가지 유물 편 요약...

내게 경주를 가르쳐 주신분은 정양모 선생이었다.
선생은 두차례에 걸처 경주 박물관장을 역임 하셨다.
저녁을 마치고 관사로 돌아온 선생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중에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네, 경주에서 좋아하는 유물을 차례로 대보게."
"석굴암, 석가탑, 고선사탑, 감은사탑, 삼화령 애기부처, 태종무열왕릉 거북이, 에밀레종 비천상, 남산 용장사터 마애불, 불곡 감실부처님,
삼릉계 마애불, 보리사 약사여래상...... 그 정도이겠네요."

그런데 선생은 한참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자네, 진평왕릉 가보았나?"    "아니요."
"자네, 장항리 절터 가보았나?"   "아니요."
"자네, 에밀레종 치는 거 직접 들어 보았나?"  "아니요."
"자네, 경주를 말하려면 꼭 이 세가지를 잘 음미해야 할 걸세. 신라 문화의 품격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이 세가지일세
.


비교적 온전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서탑과 달리, 동탑은 지붕 다섯 개만 얹어져 있으나 깨어져도 자태는 한결 같습니다.
일제시대때 도굴범이 탑 속에 들어 있는 보물을 훔치기 위해 폭파시켜 파괴한 것을 수습하여 세웠으며. 동탑은 계곡에 흩어져 있던 것들을 절터에 모아두었다고 하는데
아스라이 흩어져 버린 동탑의 몸돌과 기단부들의 부분으로 보이는 석재들이 동탑의 북편에 놓여 있었습니다
.

▲ 그리고 주인을 잃은 연화대좌가 있습니다. 
정교한 조각 솜씨의 연꽃 무늬 대좌가 인상적이더군요. 팔각형으로 된 다른 면들은 마모가 심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고
연화대좌 위에 있어야 할 불상은, 현재 국립 경주 박물관의 옥외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만.
모든 조각을 찾을수 없어 온전한 모습이 아니고, 
석불입상인데 하반신을 찾을수 없어 상반신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흐린날씨 탓 일까요?
오랜세월을 거치면서 깨지고 흩어지거나 심하게 마모되어 있는 모습은  더욱 애틋하게 다가 옵니다.
어쩌면 마른 이끼가 번지고 있는 이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에게는 그저 갈라지고 독이 오른 석조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기단부도 사라지고, 몸돌도 사라지고... 깨지고 부서지고 뭉개진 채로 땅 속에 다리를 파묻고 있는 탑을 보고 있으니.
 
세월의 상처를 고스란히 껴안고 남아 있는것 같아서 아픔이 느껴 집니다
.

장항리 절터와 쌍탑,  아름답지만 이토록 애잔한 탑이, 절터가 있을까요?
그러나 이곳에서 무엇을 느끼던 그것은 자유이고, 보는사람의 마음입니다
.

저는 이곳에서, 신라천년의 품격을 살펴보거나 화두를 풀지못해 괴로워하는 수행승의 마음으로 답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오래된 아름다움이 아픔을 딛고 외곽의 구석진 자리에서 빛나고 있었슴을 다시 느끼며
고요한 이곳에서, 이곳의 분위기를 몬몸으로 느끼고 좋아하며... 정갈한 그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


참고 인용 : 경주시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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