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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기억/REMEMBER

남겨진 가을...

skypark박상순 2014. 12. 11. 06:30

 

지/난/ 가/을/의/ 추/억/

지금 창밖은 겨울이지만, 사진 창고 문을 열어보니
후드륵 낙엽지고, 계절을 건너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움켜진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내게 남겨진 가을은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올 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語)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채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먼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 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난 조롱박으로 퍼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 남겨진 가을 中에서 | 이재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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