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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기억/MONOLOG

오월의 식물원...

skypark박상순 2014. 5. 21. 06:30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
- 오월 中에서 | 피천득 -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고 했던가요?
경주에 살게 되면서부터 이곳에 참 많이 왔었죠.
새롭게 피고지는 꽃들을 보면서, 여기 식물원에서 느끼고 배운것이 정말 많은것 같아요.

 

꽃을 보며, 소리내어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돌고 도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순리를 배우고,
참고 인내하며 삶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려고 노력했던것 같습니다.
어느날, 꽃들이 한 순간에 가진 것을 다 내려 놓으며, 떨어 질때는
허무함 보다는, 그 비움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곳까지 멀리 와서 살게 되었지만, 그래도 선택은 운명과도 같은것이었고,
특히 이렇게 멋진, 나만의 쉼터을 알게 된것은 행운이 아닐까 싶네요.

 

내년 이맘때쯤이면 은퇴를 하고, 조금 떨어진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겠지만
한결같이 마음에 위안이 되어주던 이곳에서 멀어진다는것이 제일 마음에 걸리는군요.
식물원 여기 저기를 혼자 걸으며, 스처간 시간들을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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