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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겨울... 본문

바람기억/REMEMBER

산사의 겨울...

skypark박상순 2014. 3. 6. 06:30

 

눈이 많이 내려서 길이 없으니 인적조차 드문 산사에는
스님의 독경소리도 눈 속에 묻혔고, 정적을 깨우는 건 처마 밑 풍경소리 뿐 입니다.

폭설은 산도 쉬게 하고, 절집도 깊은 잠에 들게 하여 한없이 고요하더군요.
그냥 말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온하게 느껴젔습니다.


겨울 산사(山寺)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지요
종교를 따지기 이전에, 일주문을 들어설때 들려오는 그윽한 풍경 소리가 저는 참 좋습니다.
더구나 때맞춰 하얀 눈까지 내렸으니 무엇을 더 바랄까요, 그 자체만으로도 벅찬 일입니다.

 

눈을감고 가만히 느껴보는 평화는 언제적 나의 모습이었는지?
세상의 욕심과 번뇌를 내려놓고 무아의 경계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은,
본연의 자세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을 되돌아 보게하여,
마음을 추스르는 소중한 기회로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산속의 사찰은 겨울이 일찍 찾아오고 늦게 떠납니다.
산사에 내린 눈부신 햇살이 은빛 겨울을 어루만지는 모습이 인상적 입니다.
그러나 여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듯, 안보이는것 또한 사물의 진면목이 다가 아니겠지요.

 

노 스님의  겨울은 점점 힘들어지실텐데, 이 계절을 어떻게 견뎌내고 계실까 궁금했습니다.
두툼한 내복과 털신이라도 들고 왔으면 좋았을걸, 다음엔 꼭 그렇게 해야겠네요. 

머무는 동안, 생각을 가지런히 정돈하고, 하얀 눈처럼 정결한 마음을 간직하고 싶었어요.
순백의 겨울 산사를 뒤로한채 돌아 나오는길에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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